4명의 지인들과 아이들 모두 11명이 함께 갔습니다. 지역조합에 미리 예약해서 할인도 받고 즐거운 마음으로 구례에 도착했습니다. 두명만 조합원이었고 나머지는 비조합원...주차를 걱정하기에 생협에서 하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큰소리쳤습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축제등에서 생협이 보여줬던(몇년전에 참석해서 제가 착각한 것인가요?) 조직력과 준비성에 자신만만했습니다. 그러나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곳에서부터 기가막혀 말이 안나왔습니다. 변변한 주차장도 없이 시골길 도로 옆으로 길게 길게 늘어져서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차량행렬로 저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한참을 가도가도 누구하나 어디로 가는지 얼만큼 가야하는지 안내해 주는 사람없이 그냥 무조건 뒤로 뒤로..겨우겨우 멈춰서 길에 서 있는(그야말로 그냥 서있는) 경찰에게 물으니 어떤 학교의 운동장으로 가서 셔틀버스를 타라는 말만 전할 뿐..가기 전에 찾아보니 작년행사는 4천명이 모였고 올해는 4천5백명이 예약했다는데 그렇다면 많은 인원이 모일것을 알았을 것인데 어떻게 주차장을 마련하지 않고 행사를 치루려고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오늘 어떤 매체에 올라온 글을 보니 7천명이 모여서 대박을 쳤다는 그 기사를 보고 함께 간 지인들이 위험천만한 락페스티벌에서 무사히 돌아온 것을 감사할 지경이었습니다.) 과연 사람만 많이 모인것이 행사의 성공인지 묻고 싶습니다. 첫번째 행사도 아니고 올해가 두번째 행사인데 최소한의 주차장 확보도 없이 위험천만하게 길가주차를 하고 밤늦게 끝나 깜깜한 시골길을 차량과 사람들이 뒤섞여서 차로 돌아오는데 생협락페스티벌 가자고 꼬셔서 데려간 지인들에게 미안하고 창피해서 얼굴을 못들었습니다.
주차를 겨우겨우 하고 행사장안으로 들어가서는 더 할말을 잃었습니다. 가족단위의 참여자가 많은 관계로 거의 대부분이 돗자리를 깔고 앉아 즐기고 있는데 한참이 지나서야 나타난 보안요원들이 갑자기 자리를 옮기라는 말에 다들 그야말로 멘붕이었습니다. 위험한 곳이고 돗자리를 깔지 말아야 할 곳이면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기 전에 안내를 했어야 합니다. 또한 초대손님으로 온 안철수씨는 생협과 어떤 연관성이 있어서 부른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다음은 음식입니다. 구례락페스티벌은 자연드림의 물품을 시식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음식들을 팔고 있는 곳에서는 제대로 안내가 되지 않아 한참을 기다렸다가 다시 되돌아가거나 음식들의 질이 너무 떨어져서 비조합원이 과연 자연드림에 가입해서 구입할 의사가 있을지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제가 너무 큰 기대를 하고 간 것이었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더 황당한 했던 것은 가수들의 공연중에 발생한 사고들입니다. 그것도 가장 기대했던 크라잉넛과 윤도현밴드의 공연중에 마이크가 나갔다 들어오고 모니터도 꺼졌다 들어왔다..아무도 그것에 대해 양해도 없이 가수가 직접 수습하는 모습에 너무 실망했습니다.
기대했던 행사였고 좋아하는 가수들도 만나 기쁨도 컸지만 그만큼 실망감도 컸고, 이번 행사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다음해에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여기 글을 올립니다.
제가 알고 있는 아이쿱생협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실수를 인정하고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노력하는 곳으로 압니다.
락페스티벌에 참가했던 많은 사람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서 부디 앞으로는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부디 행사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직접 참가했던 사람으로서 절대 성공적인 행사는 아니었습니다.
|